2008년 2월 13일 호주의 새로운 수상이 된 케빈 러드 (Kevin Rudd)는 호주 원주민 (Aboriginal)들에계 "도둑맞은 세대 (Stolen Generation)"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합니다.
호주 정부는 1910년 ~ 1970년대 원주민과 백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원주민 (half casters) 아이들 또는 원주민 아이들 (대부분 5세 미만)을 대상으로 강제 격리 정책을 펼칩니다.
부모들이 찾지 못하도록 아이들은 어디로 보내어졌는지 알 수 없게 하였고, 아이들은 고아가 되었다고 세뇌되었고, 원주민어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었습니다.
십만여 명의 아이들은 "도둑맞은 세대 (Stolen Generation)"라고 불렸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열악한 수용소에 굶주림과 구타, 성폭행에 시달려야 했고 제대로 교육을 받기는커녕 노예 아닌 노예가 되어 그들을 원하는 백인들에게 여자아이들은 가정부로, 남자아이들은 농사나 노동일을 돕기 위해 보내졌습니다.
호주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포스팅 참고하시면 됩니다.
간호사였던 도리스 필킹톤 (Doris Pilkington)은 1996년, 자신의 어머니 몰리 크레이그 (Molly Craig)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였습니다.
"토끼 울타리를 따라서 (Follow the Rabbit Proof Fence)"는 어머니 몰리가 수용소에서 탈출하여 가족을 찾아가는 63일간의 험난한 여정을 그렸습니다.
이 책은 호주 출신 영화감독 필립 노이스 (Philip Noyce)에 의해 2002년 영화화되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Rabbit-Proof Fence (한국 제목: 토리 울타리)"이며, 이 영화 발표 당시 84살이었던 몰리의 둘째 딸 도리스 필킹톤이 쓴 책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실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축을 이루는 중요한 두 가지 배경이 있는데요. 그것이 '토끼 울타리 (Rabbit-Proof Fence)'와 '도둑맞은 세대 (Stolen Generation)'입니다.
토끼 울타리에 관한 이야기는 포스팅 참고하세요.
'토끼 울타리'는 '딩고 울타리' 또는 '도그 울타리'라고도 합니다.
백인들의 경작과 목축의 필요성에 의해 세워진 남쪽의 오스트레일리아 만에서 시작하여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 뉴사우스 웨일스 (NSW: New South Wales), 퀸즈랜드 (Queensland) 목초지와 사막을 가로지른 후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브리즈번(Brisbane) 부근으로 이어지다가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농경지와 목화밭에서 끝이 나는 만리장성보다도 더 긴 지구 상의 가장 긴 철조망 울타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1931년 두 자매 몰리와 데이지 그리고 사촌동생 그레이시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WA: Western Australia) 주의 지갈롱 (Jigalong)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살았습니다.
WA주의 원주민 공식 프로텍터 네빌은 이 세 자매를 수용소로 이주를 보냅니다.
이들이 강제로 이주되었던 지역은 Moor River 였습니다.
약 1,200마일 떨어진 곳으로 이동되었습니다.
그들이 캠프에 머무는 동안 몰리와 데이지, 그레이시는 비가 오는 날을 노려 탈출을 결심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남긴 발자국을 비가 휩쓸어 캠프의 악독한 감시관들이 흔적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들은 마침내 탈출하여 지갈롱(Jigalong)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고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아이들은 1,200마일의 개념도 없고 얼마나 멀리 떨어져 왔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기차 타고 몇 날 며칠에 걸쳐 왔다는 사실만 알뿐이었습니다.
지갈롱(Jigalong)에서 살았던 마을은 길고 긴 철망이 있었고, 그 철망이 대륙을 횡단하는 토끼 울타리(Rabbit Proof Fence)라는 사실만 알 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토끼 울타리 (Rabbit Proof Fence)를 따라서 지갈롱(Jigalong)으로 가기로 합니다.
아이들 셋이 아무것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걸어서, 하지만 그들의 흔적은 쉽게 숨겨지지 않았고 같은 원주민(Aboriginal) 사람인 무두에 의해 추격되기 시작합니다.
한편 이 무두는 본인의 딸이 백인 가정에서 하녀로 지내면서 교육도 받게 되고 혜택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네빌의 명령을 따라서 세 여자아이를 추격해야만 했던 아픈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자신의 딸이 생계가 보장이 되기 때문이었죠.
안타깝게도 사촌 그레이시는 지갈롱(Jigalong)으로 도망가던 중에 잠시 몰리와 데이지 자매와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걸음에 격차가 떨어진 순간 다시 백인 추격자에게 잡히게 됩니다.
몰리와 데이지는 잃어버린 그레이시를 뒤로하고 할 수 없이 그들의 긴 여정을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9주간을 호주 아웃백에서 걷고 걷는 여정을 계속하여 2,400km에 달하는 거리를 걸어서 지갈롱(Jigalong)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들의 할머니와 엄마의 품에 사막으로 숨어 들어가게 됩니다.
네빌은 몰리와 데이지를 찾는데 더 이상 많은 비용과 인력을 소모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들을 찾기 위한 추격을 중단하기로 결정합니다.
영화 밖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용소를 탈출해 엄마 품으로 돌아온 몰리는 성장 하여 결혼을 합니다.
그러나 몰리는 자신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세 딸 모두 백인에게 빼앗깁니다.
"어머니가 너를 버렸다." "원주민 문화는 악마의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한 몰리의 둘째 딸 도리스 필킹톤 (Doris Pilkington)은 운 좋게도 간호사 교육을 받으며 어머니 몰리를 찾았습니다.
마침내 21년 만에 수용소에 있던 어머니 몰리를 만났고, 몰리는 너무 커버린 도리스 대신 손녀들을 보고서야 도리스를 알아보았습니다.
도리스는 어머니 몰리로부터, Moor River 수용소 탈출 이야기와 딸 셋을 빼앗긴 사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도리스는 언니와 여동생을 찾았지만, 영화 '토끼 울타리' 완성 때까지 소식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도둑맞은 세대 (Stolen Generation)'에 대해선 현재까지도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교육과 백인 사회 진출 기회를 얻었으니, 유린이 아닌 구제라는 의견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패트리어트 게임 (Patriot Games)', '긴급 명령 (Clear And Present Danger)', '본 콜렉터 (The Bone Collector)'등의 할리우드 영화를 만들었던 호주 출신의 필립 노이스 (Philip Noyce) 감독은 "원주민 정책이 선의와 인도주의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학교에선 유럽인의 호주 정복사는 가르쳤지만 원주민에 대해선 가르치지 않았다.
원주민인 에버리진은 1967년까지 투표권이 없었고, 인구통계에도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말합니다.
필립 노이스 (Philip Noyce) 감독은 몰리와 데이지에게 완성된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지갈롱 (Jigalong)을 찾았습니다.
난생처음 영화를 본 할머니 몰리는 "내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두 딸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 때문에, 어머니 품으로 돌아온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이 필립 노이스 감독의 말입니다.
'도둑맞은 세대' 이야기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은 2008년 케빈 러드 (Kevin Rudd) 호주 총리가 의회에서 사과 연설문을 발표하면서입니다.
케빈 러드 (Kevin Rudd) 총리 사과 연설은 총선에서 12년 만에 정권교체를 일궈낸 후였습니다.
그는 호주 전역에 라디오와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이 순간은 진실과 화해할 시간이며, 과거의 불의를 인정할 시간이다."라고 했습니다.
사과는 통렬했습니다.
"호주 정부를 대표해서, 호주 의회를 대표해서 사과드린다"라고 했습니다.
가족을 붕괴시킨 데 대해,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찢어놓은 것에 대해.
물론 정치적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997년 인권과 기회균등위원회가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 (Bringing Them Home)'라는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당시 집권층은 현세대가 과거 세대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케빈 러드 (Kevin Rudd) 총리는 "1970년이 고대 역사 속의 아득한 옛날이 아니다.
그때 벌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정치권에 호소했습니다.
비원주민 출신의 호주 국민에게는 '역지사지'를 당부했습니다.
"도둑맞은 세대의 비극이 나에게 일어났다고 한번 상상해보라고."
케빈 러드 (Kevin Rudd) 총리 사과 후 여야가 합동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총리와 야당 당수가 공동 의장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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