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여 년 동안 끝나지 않은 일명 "회색 전쟁"이라 불리는 토끼와의 전쟁.
원래 호주에는 토끼가 없었지만 1859년 영국 출신의 토마스 오스틴 (Thomas Austin)이라는 사람이 사냥 목적으로 사촌에게 야생 토끼 24마리를 보내달라고 합니다.
사냥을 즐기던 중 그중 몇 마리가 야생으로 도망을 가게 되고 이것이 150여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회색 전쟁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야생으로 도망친 토끼들은 엄청난 번식력으로 미친 듯이 늘어나게 되었고 불과 60년 만에 100억 마리로 늘어났고 호주 전역을 뒤덮었습니다.
토끼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풀을 모두 뜯어먹기 시작했으며 땅 곳곳에 토끼 굴을 파고 나무뿌리를 모두 파먹어 버려 사막화가 되어 버렸고 목장에까지 침입해 가축들의 식량을 먹어 치우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호주는 토끼에 의해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호주에서만 사는 여러 종의 동물이 멸종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토끼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피해가 계속되자 1901년을 시작으로 7년 동안 3차례에 걸쳐 3,000km 이상에 달하는 만리장성보다 더 긴 철조망을 설치하여 막아보려 합니다.
토끼 울타리는 처음에 효과적으로 막아지는 듯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토끼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천만 달러의 포상금을 걸기도 하고 고성능 폭탄을 터트리고 치명적인 독극물과 생화학무기 군대를 동원하기도 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진 못합니다.
토끼 울타리 관련 내용은 포스팅 참고하세요.
1929년 사상 최악의 대공항이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전 세계 수천만 명이 비관 자살하거나 굶주림으로 죽었습니다.
호주 역시 대공항을 피해 갈 수 없었지만 최소한 굶어 죽는 일은 없었습니다.
바로 어마어마한 숫자의 토끼를 잡아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공항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토끼 때문에 호주는 토끼와의 전쟁을 또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토끼를 몰살하기 위해 토끼의 천척 여유를 수입해 풀었는데, 토끼의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토끼를 잡아먹은 여우들이 급속도로 번식하는 역효과만 낳았습니다.
덕분에 호주는 여우 모피 수출국 1위가 되었습니다.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생하게 되고 이때 호주 역시 연합국 소속으로 참전하게 됩니다.
대공항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에 식량이 부족했지만 여전히 호주에는 토끼가 넘쳐났기 때문에 토끼 고기를 통조림으로 만들어 부족한 식량을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토끼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1950년 토끼에게 치명적인 점액종 바리러스(myxoma virus SLS)를 투입합니다.
점액종 바이러스 투입으로 호주의 토끼 개체수는 6억 마리에서 1억 마리 수준으로 급갑했습니다.
하지만 토끼 중 일부는 점액종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기게 되었고 점액종 바이러스에도 죽지 않는 토끼가 탄생하고 개체 수는 다시 늘어나게 됩니다.
1995년 또 다른 바이러스인 토끼 출혈병(RHD)을 이용해 토끼 개체 수를 줄이려고 했습니다.
역시나 토끼 출혈병에 내성이 생긴 변종이 생겨나면서 현재까지도 토끼의 수는 수억 마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토끼가 임신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OECD 선정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위에 선정된 호주지만, 지금까지 150여 년째 회색 토끼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카페 아이러브호주 방문하시면 더 많은 자료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호주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둑맞은 세대 (Stolen Generation), 토끼 울타리 (Rabbit Proof Fence) (0) | 2020.12.01 |
---|---|
호주 안의 또 다른 나라 헛리버 공국 (0) | 2020.11.28 |
호주역사 (0) | 2020.11.23 |
호주 달러 (0) | 2020.11.10 |
호주대륙 (0) | 2020.11.09 |